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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피로

목베개를 베고 자면 오히려 목이 뻐근한 사람 — 높이보다 먼저 볼 것

버스나 비행기에서 목베개를 하고 잤는데 내릴 때 목이 더 뻐근하다면 원인은 높이가 아닐 수 있습니다. 목베개는 뒤와 옆만 받치고 앞은 비어 있어서, 잠든 사이 턱이 앞으로 떨어지는 자세를 오래 붙잡고 있게 됩니다. 방향을 어느 쪽으로 놓느냐, 자리가 창가인지 통로인지에 따라 맞는 선택도 달라집니다.

Saaba 편집팀4분 분량

버스나 비행기, 장거리 기차에서 목베개를 하고 잠들었는데 도착해서 목이 더 뻐근했던 적이 있다면, 흔히 높이나 재질을 먼저 의심합니다. 그런데 목베개는 침대 베개와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침대 베개는 머리 전체를 아래에서 받치지만, 목베개는 목 옆과 뒤쪽 한 줄만 감싸고 앞쪽은 비어 있습니다. 앉은 채로 잠들면 중력은 그대로 작용하는데 앞을 받쳐 줄 것이 없으니, 고개가 앞으로 떨어지는 자세를 근육이 스스로 붙잡고 있어야 합니다. 눈으로 보기엔 자고 있어도 목 뒤 근육은 계속 일하고 있는 셈이고, 이 차이를 모르고 높이만 바꿔 가며 여러 제품을 써 봐도 뻐근함이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목베개를 여러 번 바꿔 봤는데도 내릴 때마다 비슷한 자리가 뻐근했다면, 제품 문제라기보다 앞쪽을 받쳐 주지 않는 구조 자체를 계속 반복해서 쓰고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행 중 목베개를 하고 좌석에서 잠든 모습

턱이 떨어지는 자세가 먼저입니다

목베개를 맨 채로 고개를 앞으로 떨구고 자면, 뒷목부터 어깨까지 이어지는 근육이 머리 무게를 계속 버티는 자세가 됩니다. 이건 눕는 자세가 아니라 앉은 채 버티는 자세라서, 근육이 쉬지 못하고 낮은 강도로 계속 수축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짧게는 몇십 분이라도 이 자세가 이어지면, 내릴 때쯤 뻐근함이 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목베개의 앞쪽 여백을 채우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앞이 막힌 형태를 고르거나, 벨크로나 자석으로 앞을 여미는 제품을 쓰거나, 여의치 않으면 접은 겉옷이나 작은 담요를 가슴 앞에 받쳐 턱이 너무 떨어지지 않게 하는 식입니다. 별도 도구 없이도 좌석 벨트를 약간 조여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폭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턱이 떨어지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방향을 반대로 놓아도 목은 눌립니다

목베개를 앞뒤 구분 없이 아무 방향으로나 두르는 경우가 많은데, 좌우가 대칭이어도 머리가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오른쪽으로 자주 기운다면 오른쪽 지지대가 낮은 제품은 오히려 그쪽으로 더 기울게 두는 셈입니다. 반대로 평소 안 기우는 쪽을 높게 받치면 그쪽 목이 눌리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한 번 착용해 보고 어느 쪽으로 머리가 기우는지 확인한 뒤, 그 방향의 지지대를 조금 더 세워 쓰는 것이 방향을 바꾸지 않고 그냥 쓰는 것보다 낫습니다. 매번 같은 쪽으로만 기운 채 자는 습관이 오래되면, 그쪽 목 근육만 짧아지는 좌우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방향을 의식적으로 바꿔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버스 좌석에 다리를 올리고 기대어 쉬는 모습

좌석 종류에 따라 필요한 지지가 다릅니다

비행기 창가석은 유리창에 머리를 기댈 수 있어 목베개가 옆쪽 지지 역할을 보태 주는 정도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통로석은 기댈 곳이 없어 목베개가 지지의 전부가 되므로, 앞쪽까지 받쳐 주는 형태가 아니면 턱 떨어짐을 그대로 겪습니다. 버스나 기차의 고정식 머리 받침은 등받이 각도를 젖혀야 목까지 닿는 경우가 있어, 각도를 안 젖힌 채 목베개만 믿으면 받침이 등 쪽에 있고 목은 비어 있는 상태가 됩니다. 좌석을 예약할 때 창가·통로 여부와 등받이가 얼마나 젖혀지는지를 같이 보면, 어떤 목베개가 필요한지가 먼저 정해집니다. 야간 이동이라 조명을 끄고 자는 구간이 길다면, 어차피 눈을 뜨고 자세를 고쳐 앉을 기회가 적으니 처음 앉을 때 지지 방향을 제대로 맞추는 편이 낫습니다. 좌석이 좁아 상체를 옆으로 기울이기 어려운 저비용 항공이나 심야 고속버스에서는, 목베개 하나보다 작은 방석을 허리 뒤에 덧대 상체가 아예 앞으로 쏠리지 않게 하는 편이 목에 걸리는 부담을 더 줄여 주기도 합니다.

공기주입식과 메모리폼, 쓰임이 갈립니다

공기주입식은 부피가 작아 가지고 다니기 편하지만 지지력이 무르고 시간이 지나면 바람이 빠져 처음보다 낮아집니다. 메모리폼은 부피가 크고 무겁지만 형태를 오래 유지해서 장거리일수록 유리합니다. U자형은 앞이 완전히 비어 턱 떨어짐에 가장 취약하고, 앞이 막힌 형태나 벨크로로 여미는 형태는 부피는 늘지만 앞쪽 지지가 있어 고개가 덜 떨어집니다. 자주 타는 이동 시간이 한두 시간이면 공기주입식으로도 충분하고, 서너 시간을 넘는 구간을 자주 다닌다면 앞이 막힌 메모리폼 쪽이 뻐근함을 덜 남깁니다. 가족이 번갈아 쓰는 제품이라면 목둘레 조절 범위가 넓은지도 같이 확인해 두면, 매번 새로 사지 않고도 여러 사람이 맞는 지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용 목베개는 성인용을 축소한 형태보다 목둘레 자체가 좁게 나온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은데, 성인용을 그대로 줄여 쓰면 지지대가 닿는 위치가 어긋나 오히려 목이 옆으로 꺾이는 자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차량 안에서 앞유리 너머 도로를 바라보는 시점

내릴 때 바로 해 볼 수 있는 것들

정리하면

목베개를 하고도 목이 뻐근하다면 높이보다 먼저 볼 것은 앞쪽이 비어 있는 구조와, 착용 방향이 실제로 기우는 쪽과 맞는지입니다. 좌석이 창가인지 통로인지, 이동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필요한 지지력도 달라지므로 한 가지 제품을 모든 이동에 그대로 쓰기보다는 구간에 맞춰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뻐근함이 하루 이상 이어지거나 손끝까지 저림이 번진다면 자세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으니 병원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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